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Clinical Pain 2023; 22(1): 29-32
Published online June 30, 2023 https://doi.org/10.35827/cp.2023.22.1.29
Copyright © Korean Association of Pain Medicine.
Suk Hoon Ohn
온 석 훈
Correspondence to:온석훈,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 170번길 22 ㉾ 14068,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재활의학과
Tel: 031-380-3860, Fax: 031-380-3864
E-mail: ohneum@gmail.com
For the effective rehabilitation of chronic pain, it is necessary to know the changes in the pain networks of patients with chronic pain. There is a need for attention to changes in emotional pain networks and cognitive pain networks. In patients with chronic pain, post-exercise pain reduction is less pronounced than in those without chronic pain. In order to achieve the exercise effect, emotional problems must be considered in addition to the patient's physical changes. In addition, a detailed prior explanation is needed to raise the expectations for exercise effect, moreover, in order to continue exercising for a safe and long period, exercise suitable for patients should be selected and low-intensity exercise protocols should be provided.
KeywordsChronic pain, Exercise, Central mechanism
만성 통증은 어렵지만 극복해야 할 주요한 분야이다. 통증 감각을 매개하는 신경로 및 신경망은 복잡하고, 만성 통증 환자에서 통증 신경망은 광범위한 가소성을 보여준다. 통증 신경망의 가소성은 분자 수준, 신경 수준 및 네트워크 수준의 변화로 인한 신경망의 구조적 변화와 기능적 변화를 포함한다. 따라서, 만성 통증 환자에서 운동의 통증 감소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증 감각을 매개하는 뇌의 해부학적 구조 및 기능적 연결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통증이 없는 사람과 만성 통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운동 효과는 다르다. 이 차이는 통증 신경망의 변화를 넘어 환자의 전신 상태, 정서, 운동 효과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고찰에서는 통증 신경로, 통증 신경망, 만성 통증의 중추성 기전, 운동 후 통증 감소와 이에 대한 중추성 기전을 설명하고 만성 통증 환자에게 운동 적용시 고려할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통증에 대한 세계통증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IASP)의 정의는 “실제 또는 잠재적인 조직 손상과 관련되거나 그러한 손상의 관점에서 설명되는 불쾌한 감각 및 감정 경험”이다[1].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통증 재활에 있어 통증을 유발하는 조직 손상을 넘어 통증 발현에 기여하는 감각이나 감정 요소를 포함하는 복잡한 과정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통증을 전달하는 주요 해부학적 신경로는 척수시상로(spinothalamic tract), 척수그물체로(spinoreticular tract), 척수팔옆핵편도로(spinoparabrachio-amygdaloid tract) 등이 있다. 척수시상로는 서로 붙어 있는 전방 척수시상로(anterior spinothalamic tract)와 외측 척수시상로(lateral spinothalamic tract)로 이루어져 있고, 전방 척수시상로는 촉감, 외측 척수시상로는 통증과 온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뇌간에서 교차하는 내측모대경로(medial lemniscus pathway)와는 달리 척수시상로는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을 통해 척수에 진입하면 앞백색질맞교차(anterior white commissure)를 통해 진입 척수 수준보다 두 부분 위의 반대편으로 가로지른 후 전외측 섬유단(anterolateral funiculus)에 위치하여 뇌 방향으로 진행한다. 뇌간을 통해 시상(thalamus)의 복측 후외측핵(ventral posterolateral nucleus)을 지나 중심뒤이랑(postcentral gyrus)에서 끝난다[2].
척수그물체로는 척수시상로에 둘러싸여 주행한다. 척수시상로와 같이 척수의 전외측 섬유단에서 시작하여 뇌간의 그물체(reticular formation)를 지나 시상의 후내방핵(dorsomedial nucleus), 판내핵(intralaminal nucleus)과 앞띠이랑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로 이어진다. 척수그물체로는 뇌간의 자율신경 중추에 항상성을 유지하는 신호를 전달하고, 내인성 진통 시스템(endogenous analgesia systems)의 활성화와 동기를 유발하는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는 정보를 전달한다[3].
척수팔옆핵편도로는 척수 후각(dorsal horn)에서 시작하여 뇌간의 팔옆핵(parabrachial nucleus)을 지나 시상, 편도(amygdala)로 이어진다. 척수팔옆핵편도로는 통증과 가려움 등을 유발하는 혐오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전달한다[4].
여러 통증 신경로들을 통해 뇌에 전달된 통증 유발 정보들은 다시 뇌 안에서 복잡한 통증 신경망을 이룬다. 통증 신경망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감각-구별 신경망(sensory- discriminative network), 감정적 통증 신경망(emotional pain network), 인지적 통증 신경망(cognitive pain network)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감각-구별 신경망은 통증의 특징에 대한 감각을 담당한다. 통증의 양상(쏘는 듯한 통증, 타는 듯한 통증, 욱씬거리는 통증 등), 통증 발생 위치, 통증 지속 시간 등을 감지하고 구별하는 역할을 한다. 감각-구별 신경망은 일차체성감각피질(primary somatosensory cortex, S1), 이차체성감각피질(secondary somatosensory cortex, S2), 뇌섬엽(insula), 시상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5].
감정적 통증 신경망은 통증의 정서적 측면 및 동기 부여 측면을 담당한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에 의해 실제로 실제 통증이 아니더라도 통증으로 느낄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실제 통증을 느낄 만한 자극이지만 통증이 아닌 것으로 느낄 수도 있다. 전자의 예로는 통증이 심한 환자나 공포스러운 장면을 보거나, 듣기 불쾌한 음악이나 소리를 듣거나, 역겨운 냄새를 맡거나, 혐오스러운 대상을 만지면 통증이 실제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통증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정보들이 감정적 통증 신경망을 통해 통증으로 해석된다. 후자의 예로는 강한 강도의 마사지를 받은 후 오히려 통증이 감소한다고 느낄 수 있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은 통증의 점화 효과(priming effect)에도 관여하는데, 통증을 일으키는 공포를 경험한 후 실제 통증이 주어졌을 때 더 강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6]. 이러한 감정적 통증 신경망의 특징은 만성 통증의 병태생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은 앞띠이랑피질, 뇌섬엽, 편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5].
인지적 통증 신경망은 감각-구별 신경망,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상호 작용을 한다. 전쟁 중 부상당한 군인에서 보고된 현상인데, 전쟁 중에는 부상에 대한 통증을 별로 호소하지 않다가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그보다 작은 자극에도 큰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통증에 집중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따라 실제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다를 수 있음으로 해석되었고, 이러한 과정에 관여하는 신경망을 인지적 통증 신경망이라고 한다. 인지적 통증 신경망은 현상이나 사물을 기억하고 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집중 과정과 유사한 뇌 활성화 과정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적 통증 신경망은 앞띠이랑피질, 전전두엽피질(prefrontal cortex), 뒤두정엽피질(posterior parietal cortex)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5].
입력된 통증 정보의 처리 과정은 곧 통증의 강도를 상향 혹은 하향 조절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로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이 같이 작용한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는 통증 신경망의 변화로 인해 입력된 통증 정보가 정상적으로 해석되지 못하고, 그 통증 정보가 과도하게 또는 잘못 해석되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할 수 있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 통증 신경망의 변화는 주로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에서 나타나는데, 앞띠이랑피질, 전전두엽피질 및 뇌섬엽에서 회백질 부피 감소 및 백색질 신경 변성 등이 공통적으로 보고되었고, 이외에 아편유사제(opioid) 수용체 결합 감소, 신경 표지 N-아세틸 아스파르트산(N-acetyl aspartate)의 감소, 신경 염증 수치의 증가 등이 보고되었다[7].
편측 상지 절단 후 환상사지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양측 앞띠이랑피질, 전전두엽피질에서 뇌혈액량이 증가하고, 절단 반대측 뒤띠이랑피질에서 뇌혈액량이 감소하였다는 연구가 있었는데, 이는 환상사지통증이 절단과 직접 연관된 감각-구별 신경망보다는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에서 변화가 더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만성 통증 환자를 재활하는데 있어 이 두 신경망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8].
통증이 없는 사람의 경우, 한 번의 운동으로 일시적인 통증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운동 유도 통각저하(exercise-induced hypoalgesia)라고 한다[9]. 운동 유도 통각저하는 직접 운동을 한 부위뿐 아니라 직접 운동을 하지 않은 부위에서도 통증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운동 종류(유산소 운동 혹은 저항성 운동)와 상관없이 운동의 강도와 지속시간에 따라 통각저하 효과가 결정된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는, 한 번의 운동으로 통증을 감소시키기는 어렵지만, 여러 차례 반복하는 훈련을 통해 일시적으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를 훈련 유도 통각저하(training-induced hypoalgesia)라고 한다. 한 번의 운동으로 통증이 감소하는 운동 유도 통각저하와 여러 차례 반복하는 운동으로 통증이 감소하는 훈련 유도 통각저하, 이 두 가지 명칭을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고, 문헌에 따라 모두 운동 유도 통각저하로 말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에 비해 만성 통증 환자는 통증 역치가 낮다. 한 번의 운동 후, 건강한 사람에서는 일시적으로 통증 역치가 증가하지만(운동 유도 통각저하), 만성 통증 환자에서는 통증 역치가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낮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면 만성 통증 환자에서도 통증 역치가 올라갈 수 있다(훈련 유도 통각저하). 그러나, 만성 통증 환자가 훈련 유도 통각저하를 경험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 번의 운동으로 인한 운동 유도 통각저하가 추가되기는 어렵다[10].
훈련 유도 통각저하는 운동이 심순환계, 정신 건강 및 통증에 미치는 복합적인 효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리적 문제가 동반된 만성 통증 환자에서 훈련 유도 통각저하가 더 발현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 후 통증 감소 효과는 연구마다 서로 다르다. 골관절염 환자에게 12주의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통증 역치가 올라가고, 통증 수치가 낮아졌다는 연구가 있지만[11], 비슷한 치료 프로토콜을 통해 통증에 미치는 효과가 이보다 적었던 연구들도 있다[12,13]. 2012년에 발표된 메타 분석에 의하면 운동선수가 일반적으로 활동적인 성인보다 통증 민감도가 낮았다[14]. 이러한 연구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건강한 성인의 통증 민감도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2017년에 발표된 메타 분석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섬유근통, 요통, 경통, 간헐파행(intermittent claudication), 월경통, 척수 손상 등 여러 원인에 의한 만성 통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381개의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운동 후 통증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았다[15]. Polaski 등[16]은 2019년에 위 381개의 논문들을 운동 양에 따라 다시 분석하여 만성 경통 환자에서 10주 이상 운동을 지속해야 효과가 있으며 운동 기간과 통증 감소에 일관성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 결과의 이면에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만성 통증에서 훈련 유도 통각저하를 증명하기에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운동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에서는 뇌간의 아편유사제 수준이 낮기 때문에 NMDA 수용체의 인산화가 증가하고 세로토닌 전달체의 발현이 증가하여 통각을 전달하는 뉴런이 활성화된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에서는 뇌간에서 내인성 아편유사제의 방출이 증가되어 NMDA 수용체의 인산화 감소 및 세로토닌 전달체의 발현 감소로 인해 통각을 전달하는 뉴런이 억제된다. 전반적으로,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에서 아편유사제와 세로토닌으로 인한 통증 억제 효과가 더 많이 있을 것이다[17]. 운동이 세로토닌에 의한 통증 억제 효과에 영향을 준다면 만성 통증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우울은 통각저하의 중추성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된다. 뇌졸중 후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중추신경통(post-stroke central pain)을 가진 환자들에게 반복경두개자기자극을 적용하였을 때 통증 감소 효과는 우울에 영향을 받으며, 우울 요소를 제거하고 분석하였을 때 통증신경망의 변화가 나타남이 증명된 바 있다[18].
운동으로 인한 뇌의 변화는 유산소성 운동 후 운동 기능 또는 인지 기능의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는 각 신경망의 변화에 대해서는 그 효과와 기전이 잘 정리되어 있으나[19], 그에 비해 운동 후 통증의 감소와 통증 신경망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에서는 건강한 성인에서는 심순환계, 근골격계, 운동 적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 5일 30분의 중등도 운동을 권하고 있다. 만성 통증으로 재활치료 중인 환자나 노인들이 훈련 유도 통각저하를 얻기 위해 높은 강도 또는 장시간 운동을 하기는 어렵다. 또한 만성 통증 환자는 한번의 운동으로 인한 운동 유도 통각 저하 효과도 적기 때문에 운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동기 부여도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만성 통증 환자에게 운동 후 통증 감소 효과를 어느정도 기대하는지를 질문하였더니, 오히려 통증이 더 악화될 것 같다고 한 비율이 50% 이상 되었고, 이는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부정적인 예측의 비율이 높았다[9]. 따라서, 환자가 선호하는 운동을 저강도로 장기간 지속하여 훈련 유도 통각저하가 발현되는 것을 목표로 재활을 진행하는 것이 만성 통증의 치료에 유리할 것이다.
만성 통증의 효과적인 재활을 위해서는 만성 통증 환자에서 통증 신경망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 운동 후 통증 감소는 만성 통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운동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변화 이외에 정서적 문제를 고려해야 하며, 운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자세한 사전 설명이 필요하고, 안전하고 오랜 기간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 환자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고 저강도의 운동 프로토콜을 제공하여야 하겠다.
Clinical Pain 2023; 22(1): 29-32
Published online June 30, 2023 https://doi.org/10.35827/cp.2023.22.1.29
Copyright © Korean Association of Pain Medicine.
Suk Hoon Ohn
Department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Hallym University Sacred Heart Hospital, Hallym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Anyang, Korea
Correspondence to:온석훈,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 170번길 22 ㉾ 14068,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재활의학과
Tel: 031-380-3860, Fax: 031-380-3864
E-mail: ohneum@gmail.com
For the effective rehabilitation of chronic pain, it is necessary to know the changes in the pain networks of patients with chronic pain. There is a need for attention to changes in emotional pain networks and cognitive pain networks. In patients with chronic pain, post-exercise pain reduction is less pronounced than in those without chronic pain. In order to achieve the exercise effect, emotional problems must be considered in addition to the patient's physical changes. In addition, a detailed prior explanation is needed to raise the expectations for exercise effect, moreover, in order to continue exercising for a safe and long period, exercise suitable for patients should be selected and low-intensity exercise protocols should be provided.
Keywords: Chronic pain, Exercise, Central mechanism
만성 통증은 어렵지만 극복해야 할 주요한 분야이다. 통증 감각을 매개하는 신경로 및 신경망은 복잡하고, 만성 통증 환자에서 통증 신경망은 광범위한 가소성을 보여준다. 통증 신경망의 가소성은 분자 수준, 신경 수준 및 네트워크 수준의 변화로 인한 신경망의 구조적 변화와 기능적 변화를 포함한다. 따라서, 만성 통증 환자에서 운동의 통증 감소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증 감각을 매개하는 뇌의 해부학적 구조 및 기능적 연결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통증이 없는 사람과 만성 통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운동 효과는 다르다. 이 차이는 통증 신경망의 변화를 넘어 환자의 전신 상태, 정서, 운동 효과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고찰에서는 통증 신경로, 통증 신경망, 만성 통증의 중추성 기전, 운동 후 통증 감소와 이에 대한 중추성 기전을 설명하고 만성 통증 환자에게 운동 적용시 고려할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통증에 대한 세계통증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IASP)의 정의는 “실제 또는 잠재적인 조직 손상과 관련되거나 그러한 손상의 관점에서 설명되는 불쾌한 감각 및 감정 경험”이다[1].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통증 재활에 있어 통증을 유발하는 조직 손상을 넘어 통증 발현에 기여하는 감각이나 감정 요소를 포함하는 복잡한 과정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통증을 전달하는 주요 해부학적 신경로는 척수시상로(spinothalamic tract), 척수그물체로(spinoreticular tract), 척수팔옆핵편도로(spinoparabrachio-amygdaloid tract) 등이 있다. 척수시상로는 서로 붙어 있는 전방 척수시상로(anterior spinothalamic tract)와 외측 척수시상로(lateral spinothalamic tract)로 이루어져 있고, 전방 척수시상로는 촉감, 외측 척수시상로는 통증과 온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뇌간에서 교차하는 내측모대경로(medial lemniscus pathway)와는 달리 척수시상로는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을 통해 척수에 진입하면 앞백색질맞교차(anterior white commissure)를 통해 진입 척수 수준보다 두 부분 위의 반대편으로 가로지른 후 전외측 섬유단(anterolateral funiculus)에 위치하여 뇌 방향으로 진행한다. 뇌간을 통해 시상(thalamus)의 복측 후외측핵(ventral posterolateral nucleus)을 지나 중심뒤이랑(postcentral gyrus)에서 끝난다[2].
척수그물체로는 척수시상로에 둘러싸여 주행한다. 척수시상로와 같이 척수의 전외측 섬유단에서 시작하여 뇌간의 그물체(reticular formation)를 지나 시상의 후내방핵(dorsomedial nucleus), 판내핵(intralaminal nucleus)과 앞띠이랑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로 이어진다. 척수그물체로는 뇌간의 자율신경 중추에 항상성을 유지하는 신호를 전달하고, 내인성 진통 시스템(endogenous analgesia systems)의 활성화와 동기를 유발하는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는 정보를 전달한다[3].
척수팔옆핵편도로는 척수 후각(dorsal horn)에서 시작하여 뇌간의 팔옆핵(parabrachial nucleus)을 지나 시상, 편도(amygdala)로 이어진다. 척수팔옆핵편도로는 통증과 가려움 등을 유발하는 혐오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전달한다[4].
여러 통증 신경로들을 통해 뇌에 전달된 통증 유발 정보들은 다시 뇌 안에서 복잡한 통증 신경망을 이룬다. 통증 신경망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감각-구별 신경망(sensory- discriminative network), 감정적 통증 신경망(emotional pain network), 인지적 통증 신경망(cognitive pain network)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감각-구별 신경망은 통증의 특징에 대한 감각을 담당한다. 통증의 양상(쏘는 듯한 통증, 타는 듯한 통증, 욱씬거리는 통증 등), 통증 발생 위치, 통증 지속 시간 등을 감지하고 구별하는 역할을 한다. 감각-구별 신경망은 일차체성감각피질(primary somatosensory cortex, S1), 이차체성감각피질(secondary somatosensory cortex, S2), 뇌섬엽(insula), 시상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5].
감정적 통증 신경망은 통증의 정서적 측면 및 동기 부여 측면을 담당한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에 의해 실제로 실제 통증이 아니더라도 통증으로 느낄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실제 통증을 느낄 만한 자극이지만 통증이 아닌 것으로 느낄 수도 있다. 전자의 예로는 통증이 심한 환자나 공포스러운 장면을 보거나, 듣기 불쾌한 음악이나 소리를 듣거나, 역겨운 냄새를 맡거나, 혐오스러운 대상을 만지면 통증이 실제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통증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정보들이 감정적 통증 신경망을 통해 통증으로 해석된다. 후자의 예로는 강한 강도의 마사지를 받은 후 오히려 통증이 감소한다고 느낄 수 있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은 통증의 점화 효과(priming effect)에도 관여하는데, 통증을 일으키는 공포를 경험한 후 실제 통증이 주어졌을 때 더 강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6]. 이러한 감정적 통증 신경망의 특징은 만성 통증의 병태생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은 앞띠이랑피질, 뇌섬엽, 편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5].
인지적 통증 신경망은 감각-구별 신경망,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상호 작용을 한다. 전쟁 중 부상당한 군인에서 보고된 현상인데, 전쟁 중에는 부상에 대한 통증을 별로 호소하지 않다가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그보다 작은 자극에도 큰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통증에 집중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따라 실제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다를 수 있음으로 해석되었고, 이러한 과정에 관여하는 신경망을 인지적 통증 신경망이라고 한다. 인지적 통증 신경망은 현상이나 사물을 기억하고 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집중 과정과 유사한 뇌 활성화 과정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적 통증 신경망은 앞띠이랑피질, 전전두엽피질(prefrontal cortex), 뒤두정엽피질(posterior parietal cortex)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5].
입력된 통증 정보의 처리 과정은 곧 통증의 강도를 상향 혹은 하향 조절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로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이 같이 작용한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는 통증 신경망의 변화로 인해 입력된 통증 정보가 정상적으로 해석되지 못하고, 그 통증 정보가 과도하게 또는 잘못 해석되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할 수 있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 통증 신경망의 변화는 주로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에서 나타나는데, 앞띠이랑피질, 전전두엽피질 및 뇌섬엽에서 회백질 부피 감소 및 백색질 신경 변성 등이 공통적으로 보고되었고, 이외에 아편유사제(opioid) 수용체 결합 감소, 신경 표지 N-아세틸 아스파르트산(N-acetyl aspartate)의 감소, 신경 염증 수치의 증가 등이 보고되었다[7].
편측 상지 절단 후 환상사지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양측 앞띠이랑피질, 전전두엽피질에서 뇌혈액량이 증가하고, 절단 반대측 뒤띠이랑피질에서 뇌혈액량이 감소하였다는 연구가 있었는데, 이는 환상사지통증이 절단과 직접 연관된 감각-구별 신경망보다는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에서 변화가 더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만성 통증 환자를 재활하는데 있어 이 두 신경망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8].
통증이 없는 사람의 경우, 한 번의 운동으로 일시적인 통증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운동 유도 통각저하(exercise-induced hypoalgesia)라고 한다[9]. 운동 유도 통각저하는 직접 운동을 한 부위뿐 아니라 직접 운동을 하지 않은 부위에서도 통증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운동 종류(유산소 운동 혹은 저항성 운동)와 상관없이 운동의 강도와 지속시간에 따라 통각저하 효과가 결정된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는, 한 번의 운동으로 통증을 감소시키기는 어렵지만, 여러 차례 반복하는 훈련을 통해 일시적으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를 훈련 유도 통각저하(training-induced hypoalgesia)라고 한다. 한 번의 운동으로 통증이 감소하는 운동 유도 통각저하와 여러 차례 반복하는 운동으로 통증이 감소하는 훈련 유도 통각저하, 이 두 가지 명칭을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고, 문헌에 따라 모두 운동 유도 통각저하로 말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에 비해 만성 통증 환자는 통증 역치가 낮다. 한 번의 운동 후, 건강한 사람에서는 일시적으로 통증 역치가 증가하지만(운동 유도 통각저하), 만성 통증 환자에서는 통증 역치가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낮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면 만성 통증 환자에서도 통증 역치가 올라갈 수 있다(훈련 유도 통각저하). 그러나, 만성 통증 환자가 훈련 유도 통각저하를 경험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 번의 운동으로 인한 운동 유도 통각저하가 추가되기는 어렵다[10].
훈련 유도 통각저하는 운동이 심순환계, 정신 건강 및 통증에 미치는 복합적인 효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리적 문제가 동반된 만성 통증 환자에서 훈련 유도 통각저하가 더 발현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 후 통증 감소 효과는 연구마다 서로 다르다. 골관절염 환자에게 12주의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통증 역치가 올라가고, 통증 수치가 낮아졌다는 연구가 있지만[11], 비슷한 치료 프로토콜을 통해 통증에 미치는 효과가 이보다 적었던 연구들도 있다[12,13]. 2012년에 발표된 메타 분석에 의하면 운동선수가 일반적으로 활동적인 성인보다 통증 민감도가 낮았다[14]. 이러한 연구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건강한 성인의 통증 민감도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2017년에 발표된 메타 분석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섬유근통, 요통, 경통, 간헐파행(intermittent claudication), 월경통, 척수 손상 등 여러 원인에 의한 만성 통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381개의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운동 후 통증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았다[15]. Polaski 등[16]은 2019년에 위 381개의 논문들을 운동 양에 따라 다시 분석하여 만성 경통 환자에서 10주 이상 운동을 지속해야 효과가 있으며 운동 기간과 통증 감소에 일관성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 결과의 이면에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만성 통증에서 훈련 유도 통각저하를 증명하기에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운동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에서는 뇌간의 아편유사제 수준이 낮기 때문에 NMDA 수용체의 인산화가 증가하고 세로토닌 전달체의 발현이 증가하여 통각을 전달하는 뉴런이 활성화된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에서는 뇌간에서 내인성 아편유사제의 방출이 증가되어 NMDA 수용체의 인산화 감소 및 세로토닌 전달체의 발현 감소로 인해 통각을 전달하는 뉴런이 억제된다. 전반적으로,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에서 아편유사제와 세로토닌으로 인한 통증 억제 효과가 더 많이 있을 것이다[17]. 운동이 세로토닌에 의한 통증 억제 효과에 영향을 준다면 만성 통증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우울은 통각저하의 중추성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된다. 뇌졸중 후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중추신경통(post-stroke central pain)을 가진 환자들에게 반복경두개자기자극을 적용하였을 때 통증 감소 효과는 우울에 영향을 받으며, 우울 요소를 제거하고 분석하였을 때 통증신경망의 변화가 나타남이 증명된 바 있다[18].
운동으로 인한 뇌의 변화는 유산소성 운동 후 운동 기능 또는 인지 기능의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는 각 신경망의 변화에 대해서는 그 효과와 기전이 잘 정리되어 있으나[19], 그에 비해 운동 후 통증의 감소와 통증 신경망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에서는 건강한 성인에서는 심순환계, 근골격계, 운동 적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 5일 30분의 중등도 운동을 권하고 있다. 만성 통증으로 재활치료 중인 환자나 노인들이 훈련 유도 통각저하를 얻기 위해 높은 강도 또는 장시간 운동을 하기는 어렵다. 또한 만성 통증 환자는 한번의 운동으로 인한 운동 유도 통각 저하 효과도 적기 때문에 운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동기 부여도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만성 통증 환자에게 운동 후 통증 감소 효과를 어느정도 기대하는지를 질문하였더니, 오히려 통증이 더 악화될 것 같다고 한 비율이 50% 이상 되었고, 이는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부정적인 예측의 비율이 높았다[9]. 따라서, 환자가 선호하는 운동을 저강도로 장기간 지속하여 훈련 유도 통각저하가 발현되는 것을 목표로 재활을 진행하는 것이 만성 통증의 치료에 유리할 것이다.
만성 통증의 효과적인 재활을 위해서는 만성 통증 환자에서 통증 신경망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감정적 통증 신경망과 인지적 통증 신경망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 운동 후 통증 감소는 만성 통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운동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변화 이외에 정서적 문제를 고려해야 하며, 운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자세한 사전 설명이 필요하고, 안전하고 오랜 기간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 환자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고 저강도의 운동 프로토콜을 제공하여야 하겠다.